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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만큼 음악사에서 중요한 평가를 받는 작곡가는 없다.

그는 당대의 현실을 음악을 통해 반영하고자 하였는데 사실 이러한 점은 다른 음악가들에게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서?
그는 곡을 만들어감에 있어서 기존의 음악가들과는 다르게 음악의 재료를 단지 배열하는 수준(being)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을 통해서 음악이 만들어가는 과정(becoming)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따라서 베토벤은 자신의 곡을 청취자들이 정말 집중해서 들어주기를 원했다.
becoming의 과정은 한 순간도 집중력을 흐뜨러트리게 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becoming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노력의 흔적을 작품에 새겨넣고자 하였다.
하나의 곡을 만듬에 있어서도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고, 이는 그의 교향곡이 겨우 9개밖에 없음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바하와 같은 작곡가들이 수십여개의 곡을 만들었던 것에 비하면 정말 적은 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바하의 곡이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의 소나타 형식을 기본으로 한 것으로 모두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반면에 베토벤의 교향곡은 소나타 형식을 자신의 뜻대로 해석하고 변형하여 재창조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모두 다른 느낌을 준다.

지금 듣는 베토벤의 영웅교향곡 1악장은 그러한 베토벤 교향곡의 형식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제시부 앞에는 Intro가 일정한 길이로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베토벤은 불과 2초만에 이 Intro 부분을 끝내버린다. 처음부터 청취자의 형식적 기대를 완전히 깨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발전부에서는 제시부의 선율을 조성만 바꿔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베토벤은 전혀 앞에서 나오지 않던 새로운 선율로 또 다른 주제를 제시한다. 게다가 재현부 이후에 곡을 마무리 짓는 부분인 Coda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다는 특징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음악을 멜로디만 듣고 즐기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이렇게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당시대의 곡들의 형식적 특징을 알고, 작곡가의 의도를 알고 음악을 듣는 것은 또 다른 신선함과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Posted by new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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